MBA 과정을 시작하다

얼마전에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Northwestern 대학의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에서 첫 학기를 시작했다. 사실 잘 다니던 직장을 놓고 미국에 온 가장 큰 이유가 나의 career를 바꿔보고 싶어서 였는데, 그걸 가장 구체적으로 도와줄만한 건 MBA밖에 없다는 판단에 혹독한(!) 준비 끝에 입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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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지급받은 명찰, 이름판, 학생증. 솔직히 이름판은 굳이 없어도 될듯.. 뭔가 과하다.

준비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과 같은 헛짓의 반복이 아닐까 하루에도 몇번씩 좌절과 실망이 교차하는 시험공부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고생스러웠던 건 그다지 깊게 고민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왔던 나 자신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서술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뭔가 짜임새 있고 일관성 있으면서 나에 대한 자랑을 담담하고 아니꼽지 않게 겸손하게 풀어내야 하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었다. 유학 준비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무엇보다 고된 일이었고, 절대로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첫학기를 시작한터라 앞으로 익히고 배워갈 일이 많겠지만, 지금까지의 인상은 내 기대 이상으로 학교가 학생들의 career development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수업 일정도 그렇지만,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게 계속 이벤트를 만들고 알려준다. 아마 다른 경영대학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MBA는 다른 graduate school과 달리 거대한 취업양성소 같다는 느낌이다. ㅋㅋ 하지만 학교는 딱 상을 잘 차려주는 것 까지만 한다. 따라서 입에 직접 떠먹는 건 본인 몫이고, 그걸 게을리 하면 제 밥그릇 못찾아먹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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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동기들. 자기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출처:Kellogg MBA

첫수업때 동기 친구들에게 졸업하고 뭐할건지 물었더니 지금 회사 boss자리가 탐난다는 사람부터 아예 새로운 industry에 가고 싶다는 사람까지 매우 다양했다. 그런데 좀 놀라웠던건 거의 대부분 그런 목표가 굉장히 구체적이었다는 점이다. 맞는 얘기다.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정리가 되야 그에 맞는 준비를 통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본인을 강화할 수 있으니까. 생각보다 2년이란 시간은 짧을지도 모른다. MBA준비할 때 다른 블로그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본인이 왜 MBA가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짜 그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치열한 고민 없이 여기 오면 뭔가 되겠지 아 그냥 지금 회사 겁나 다니기 싫다 도피처로 생각해서 오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여기도 스트레스 많고 치열하다. 정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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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년동안 들락날락 할 건물. 잘해봅시다!

한국에 있을 때 난 Asset Management Firm에서 Fund Manager 로 일했었다. Equity Investment 를 주로 했어서 업무 자체는 정말 재밌고 다이내믹했다. 투자 대상 상장사들의 방대한 회계자료와 분석, 뿐만 아니라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서 출장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일이 참 많아서 사람들끼리 분업을 하더라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놓치는 기회들이 참 많음을 느끼고 이걸 어떻게 보완할 수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난 MBA에서 이런 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다. 다른 industry와 처럼, 오히려 더욱 방대한 Data들이 Financial Market에서 발생되고 그것이 때로는 Investable Idea로 인식되거나, 때로는 Noise로, 혹은 그냥 Rubbish로 버려진다.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 너머로 데이터가 발생하는데 실제 아직 Equity Investment 분야에서는 이에 대한 분석이나 관련된 내용들이 아직 많이 발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 좀더 깊이 공부해보고 네트워크를 쌓아서 비지니스 기회를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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