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을까

UBER의 Self-driving, Amazon의 무인 물류 시스템, 혹은 많은 대기업들이 현재 추진 중인 Factory Automation 등 최근 모든 업계 전반에 걸쳐 기계의 힘을 빌어 시간 대비 고능률, 저비용의 효율성과 업무의 정확성을 꾀하려는 시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계의 등장이 가져올 너무도 매력적인 이러한 장점들이 고용자 입장에서는 너무도 달콤하지만, 반대로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수많은 피고용자들은 기계가 인간의 고용을 대체할 것이라는 쓰디쓴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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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정 실직자의 길로 접어드는 것인가. 출처:Cognology.com

사실 Investment 쪽에도 그런 시도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마다 이를 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와 관련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투자를 함에 있어서 기계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성, 정확성, 저비용 3박자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MBA에 오기 전 현업에 있을 때에도 Fund Manager로서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바쁘게 일하고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내서 투자자들에게 좀 더 많은 부를 안겨준 적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Equity Fund Manager라는 직업은 미래를 예측해서 투자를 해야하는 까닭에 사실 생각보다 많은 투자 의사 결정이 예상을 빗나가고, 틀리고, 실패했던 것 같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회사를 분석하고 산업을 조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넌센스 같은 미래 예측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틀릴 걸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성공적 예측에 가까이 가고자 지속적으로 고도화 되어 온 것 같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아무리 전문적인 투자자라 할지라도 개인 입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내가 초점을 두었던 것은 1)시장에 산재해 있는 노이즈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효한 정보를 걸러낼 것인지, 2)주가 변동에 correlation이 높은 정보가 무엇이고, 어떻게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지, 3) 그 정보들이 회사 가치에 얼마만큼 +/-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였다.

그렇지만 아무리 야무지게 분석을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더라도, 내가 그 정보를 모르고 지나쳐버린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오히려 모르고 지나치는 것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했지만, 쏟아지는 정보와 함께 거의 곧바로 가치에 반영되어 버리는 시장 흐름속에서 항상 한발 늦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흐름을 반복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난 기계의 힘을 이용해 유효한 정보의 양적/질적 확보를 통해 유기적으로 투자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흐름들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 단순히 정보 처리의 한계를 가지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뿐만 아니라, Bias가 없는 결론을 도출해 제안해주기 때문에 Fund Management 에 있어서의 Human Error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줄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Massive 한 Datasets 에 대한 접근, 분석 및 결론 도출에 단 몇초, 몇분 정도 요구될 정도로 Hardware/Software 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젠 개인도 Amazon Web Service에 가입하면, Milli-Second 단위의 High Frequency Trading 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기계의 힘을 빌려 투자를 하는 기법은 여러가지 sub-sector로 나뉘는 것 같다.

1)리스크 분석을 통해 위험 감수 대비 포트폴리오 수익률 실시간 체크 및 최적화 포지션 추천

2)시장에 있는 개별 기업 정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시장의 정보들을 모델링하는 Quantitative Research

3)마켓데이터를 통해 최적화된 Long/Short Timing 을 도출해 execution하는 automated trading

4)개인 자산 관리 측면에서 기계가 리스크 허용도에 따른 적정 자산 배분을 도와주는 Robo – advising

위의 모든 일들은 지금도 여전히 사람의 주도하에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한계점이 수년 간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로 드러난 시점에서 사람들은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고, 그것이 정확성, 저비용, 효율성을 가진 기계의 힘에 눈독을 들이는 큰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 Public Investment 전체 시장에서 이러한 System Supported Investment 방식이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향후에는 그 비중이 확대되고 성장할 것으로 본다. 내가 아는 한, 도입함으로써 얻는 효익이 기존 체제를 옹호함으로써 잃는 수익률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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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만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정보 싸움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지고 있다. 출처: Bloomberg

그럼 펀드매니저들의 Role은 결국 기계가 대체하게 될까? 결론은 위에서 말했듯 기계의 힘은 필요하지만 100% 대체한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주가와 시장을 움직이는 Factor들은 계량적인 부분과 질적인 부분이 공존한다. 회사의 경영진 교체, 특별 배당, 기업간 소송과 같은 질적인 Factor들은 오히려 사람의 경험과 혜안에 의한 판단이 기계의 계량적 분석보다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률적인 문제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기계가 행여 프로그램 오류 등 기술적인 문제로 수익률에 큰 악영향이 있을 경우, 법적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이 얼마나 기계의 힘을 이용한 자산 운용을 좋아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아무리 저비용, 정확성, 고효율을 자랑하는 기계이지만, 모든 결론은 수익률로 귀결된다. 개인적으로 System Supported Investment가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최근 수익률이 전통적 투자방식보다 월등했고 그 이유가 지속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데, 아직 시장의 전체 파이에 비해서는 여전히 Niche 한 수준이다. 즉, 시장 대다수의 투자자들의 수십년간 이어져 온 관성이 아직 Conventional Investment 에 머물러 있고, 그들의 게으른 성향이 크게 바뀌는데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ong-term Investor들은 역설적으로 게을러서 많은 수익률을 낸다)

개인적으로 기계의 힘을 이용한 투자는 새로운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매니저들이던간에, 향후에 이들이 전부 기계로 대체된다기 보다는 이러한 기계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새로이 요구하는 쪽으로 수렴되지 않을까 한다. 기존 산업 분석, 기업 리서치, 공장/회사 탐방, 컨퍼런스 참석과 같은 기존의 업무외에 마켓 정보 및 모델 해석 및 분석 능력이 필요해보인다. 실제 미국에 있는 많은 자산운용사/증권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System Supported Investment 에 대해 연구해 왔고, 관련 인원들을 대단위로 확충하고 있다.

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Investment Management 분야에서도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판단된다. 나도 Machine-Friendly Portfolio Manager Pool에 들어가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MBA 과정을 시작하다

얼마전에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Northwestern 대학의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에서 첫 학기를 시작했다. 사실 잘 다니던 직장을 놓고 미국에 온 가장 큰 이유가 나의 career를 바꿔보고 싶어서 였는데, 그걸 가장 구체적으로 도와줄만한 건 MBA밖에 없다는 판단에 혹독한(!) 준비 끝에 입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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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지급받은 명찰, 이름판, 학생증. 솔직히 이름판은 굳이 없어도 될듯.. 뭔가 과하다.

준비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과 같은 헛짓의 반복이 아닐까 하루에도 몇번씩 좌절과 실망이 교차하는 시험공부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고생스러웠던 건 그다지 깊게 고민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왔던 나 자신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서술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뭔가 짜임새 있고 일관성 있으면서 나에 대한 자랑을 담담하고 아니꼽지 않게 겸손하게 풀어내야 하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었다. 유학 준비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무엇보다 고된 일이었고, 절대로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첫학기를 시작한터라 앞으로 익히고 배워갈 일이 많겠지만, 지금까지의 인상은 내 기대 이상으로 학교가 학생들의 career development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수업 일정도 그렇지만,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게 계속 이벤트를 만들고 알려준다. 아마 다른 경영대학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MBA는 다른 graduate school과 달리 거대한 취업양성소 같다는 느낌이다. ㅋㅋ 하지만 학교는 딱 상을 잘 차려주는 것 까지만 한다. 따라서 입에 직접 떠먹는 건 본인 몫이고, 그걸 게을리 하면 제 밥그릇 못찾아먹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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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동기들. 자기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출처:Kellogg MBA

첫수업때 동기 친구들에게 졸업하고 뭐할건지 물었더니 지금 회사 boss자리가 탐난다는 사람부터 아예 새로운 industry에 가고 싶다는 사람까지 매우 다양했다. 그런데 좀 놀라웠던건 거의 대부분 그런 목표가 굉장히 구체적이었다는 점이다. 맞는 얘기다.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정리가 되야 그에 맞는 준비를 통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본인을 강화할 수 있으니까. 생각보다 2년이란 시간은 짧을지도 모른다. MBA준비할 때 다른 블로그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본인이 왜 MBA가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짜 그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치열한 고민 없이 여기 오면 뭔가 되겠지 아 그냥 지금 회사 겁나 다니기 싫다 도피처로 생각해서 오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여기도 스트레스 많고 치열하다. 정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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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년동안 들락날락 할 건물. 잘해봅시다!

한국에 있을 때 난 Asset Management Firm에서 Fund Manager 로 일했었다. Equity Investment 를 주로 했어서 업무 자체는 정말 재밌고 다이내믹했다. 투자 대상 상장사들의 방대한 회계자료와 분석, 뿐만 아니라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서 출장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일이 참 많아서 사람들끼리 분업을 하더라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놓치는 기회들이 참 많음을 느끼고 이걸 어떻게 보완할 수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난 MBA에서 이런 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다. 다른 industry와 처럼, 오히려 더욱 방대한 Data들이 Financial Market에서 발생되고 그것이 때로는 Investable Idea로 인식되거나, 때로는 Noise로, 혹은 그냥 Rubbish로 버려진다.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 너머로 데이터가 발생하는데 실제 아직 Equity Investment 분야에서는 이에 대한 분석이나 관련된 내용들이 아직 많이 발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 좀더 깊이 공부해보고 네트워크를 쌓아서 비지니스 기회를 찾아보고 싶다.

 

 

 

Takeout food: 맛좋음, 포장은 안좋음

미국에 온 지 근 1년이 되어 간다. 처음 여기 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와이프랑 합심해서 꽤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문물과 생존 환경을 받아들이고 나름 성공적으로 낯선 이곳 미국에 정착했다. 하지만, 나에겐 아직도 적응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는 그런 낯선 문화가 하나 있다. 바로 Takeout foo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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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늘 나의 점심 ㅋㅋ 방금 포장해 나온 건데 쓰레기봉지 비주얼 ㅠㅠ

처음와서 이게 대체 뭔가 했다. 커다란 일회용 bowl에 밥, 채소, 고기, 소스 다 때려넣고 (이를테면 짬뽕 짜장을 한그릇에 넣는 것과 비슷하다) 뒤범벅된 음식을 뚜껑에 닫아 준다. 머.. 옛날 중학생때 뷔페 가서 접시에 이 음식 저 음식 잡탕으로 퍼서 먹었던 비주얼과 비슷하다고 할까. 음식이야 뭐.. 맛만 좋으면 되지 허허허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문제는 테이크아웃 포장이었다.  그냥 위의 그림처럼 비닐봉지에 넣거나 아니면 그냥 bowl 째로 준다. 어떤 종류의 음식이든 포장을 한다면 거의 이런 허접함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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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거 아니고 이제 개시할 거임.. ㅠㅠ 메뉴는 치킨카레 & 카라아게

뭐 미학적으로 선물포장 마냥 예쁘고 정갈할 필요는 없더라도 이건 좀 허접의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장이 날림인지라 일단 국물이 쏟아질 개연성이 매우 크고, 날씨라도 추우면 정말 급속도로 식는다. 그걸 막으려고 사람들은 그릇을 아예 손으로 잡아 들고 가는데, 음식을 또 엄청 많이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무거워서 손목에 들어가는 힘이 심히 고단하다. 게다가 스마트폰까지 쓸려고 한다면 머 한마디로 위태로운 자세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허접한 도시락이 굉장히 흔하고 일상적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수많은 학생들이 손에 위의 그림과 상당히 비슷한, 일회용 용기안에 포장된 음식과 음료수를 사들고 다닌다. 보기에 참 허접할 뿐만 아니라 바닥에 엎거나 쏟기 딱 알맞은 허술한 포장 이지만,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아니, 그냥 별로 신경을 안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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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조교가 전형적인 점심 takeout look을 보여주고 있음 좌빵우물 ㅋㅋ

다운타운에 나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Chipotle 같은 멕시코 음식 – 여기도 그냥 일회용 takeout container 안에 다 때려넣는 방식 – 을 파는 곳에 수십명이 줄을 서 점심 포장을 해간다. 물론 테이블도 많고 몇몇은 거기 앉아서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매우 허술하고 위태롭기까지한 얇은 종이 봉투에 takeout을 해갔다. 아마 대부분 사무실이나 자기 일터에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먹으면서 일을 하는 행태가 일반적이라 포장해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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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potle takeout 하면 이렇게 줌. 이미 잔반 비주얼. 맛은 있음 ㅋ 출처: yelp.com

사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대학 다닐때나 졸업 후에 회사를 다닌 긴 기간 동안 점심 시간에는 뭔가 도시락을 싸거나 포장을 해서 점심을 해결하기 보다는 어디 작은 식당이라도 들어가서 먹었던 것 같다. 들고다니기도 불편하고, 미관상 별로 좋지도 않고, 냄새도 나고, 식으면 맛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기 와서 점심에 이렇게 takeout 수요가 많은 문화에 굉장히 놀랐고 – 오히려 식당 테이블은 한산했음 – 또 포장이 굉장히 허술한대도 내놓고 불평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에 아 쿨하네 대인배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머 아직도 쉽게 잘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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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서 먹으면 루저. 출처: yelp.com

개인적으로 음식은 맛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takeout을 일상화 되어 있는 환경에서 음식의 퀄리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휴대성도 살릴 수 있는 포장이 정말 절실해 보인다. 마침 요즘 여기 미국에선 “음식 배달” 이 천지개벽할 컨셉으로 요즘 핫한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서 발로 뛰고 있는데, 다들 과거 한국 피자집, 중국집, 치킨집이 그러했듯 fast delivery, 즉 speed 를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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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부에서 핫하다는 Ubereats. Uber taxi에서 사업 확장 중. 출처:Ubereats.com

물론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치킨집에서 내 사무실로 전화나 모바일로 배달을 시키는게 내가 치킨집에 직접 줄을 서서 양념반 후라이드반 takeout 해서 낑낑대고 들고 오는 것보다 편의성 차원에서는 훨씬 간편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delivery fee 및 tip이 음식값과는 별도로 엄연히 존재하고, 시간도 꽤 늦다. 최근에 동부 대도시부터 사업을 시작한 Ubereats (Uber restaurant food delivery service) 가 퀄리티 유지는 빠른 배달!! 을 부르짖어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다른 대부분의 food delivery들은 1시간 내외의 배달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뭐.. 오면 그래도 다행이랄까. 배달 사고라도 나는 경우 금쪽같은 점심시간을 날릴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음을 감안할때,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소비자 자신들을 위한 takeout order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 그래서 food container industry에 관심이 많다. 사실 포장용기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임시적 용도로 인식하고 있어서 크게 신경을 안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음식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휴대성까지 편리하게 갖출 수 있는 포장용기를 만들 수 있다면 (물론 그릇값이 음식값보다 비싸면 큰일나겠지)사람들의 그 불편하고 어정쩡한 손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구글포토: 제국의 역습

얼마 전까지 나를 괴롭히는 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진 정리”.

사실 우리 부부는 사진 촬영에 그닥 적극적이지 않았다. 어디 놀러가거나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몇 장 찍고 이내 놀고 먹는데 더 열중했던 커플인지라. 하지만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하게 찍어서 남기다 보니 어느샌가 2만장이 넘는 거대한 사진파일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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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약 30GB..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관이 관건인데, 일단 한국에 있을때 사용했던 건 네이버 N드라이브(현재는 네이버 클라우드)였다. 머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냥 네이버 매일 쓰니까, 공짜니까 아무 생각 없이 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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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클라우드 메인 페이지, 출처: 네이버

근데 문제는, 네이버 클라우드는 여러 측면에서 참 불편했다. 1)인터넷 환경이 좋더라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로딩의 버벅댐, 2)충분히 더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해도 될 것 같은데, 원하는 사진을 찾기 힘든 수수께끼의 UI, 3)업로드할때의 수많은 오류와 응답없음 등의 에러로 인한 혈압 상승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중복사진이 꽤 많았었다.)

따라서 거국적으로 사진 보관 서비스를 다른 데서 받기로 했다. 아마존, 네이버, 각종 클라우드 및 사진 백업 서비스 업체들의 상품들을 비교 했으나 결론은 구글 포토. 이전에는 google +, 피카사 등 다소 간접적으로 사진 백업 서비스를 했었는데, 용량 제공이 너무 작아서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피카사의 경우 얼굴인식 기능 및 자동카테고리 생성으로 주목 받았었는데, 역시 용량의 압박때문에 판도를 뒤집지는 못했던 것 같다.

확실치는 않지만 올 5월인가 서비스를 내놓은 것 같은데, 말로만 듣고 그냥 흘렸었지만 막상 구글 포토를 찾아 들어가보니 이거 완전 대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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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포토

사실 사진 관리는 디카, 폰카가 만들어지면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서비스 범주이고, 이러한 사진 관리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또한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기존에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를 해왔지만, 뭔가 아쉽고 부족한 면들이 있었는데 이번 구글이 내놓은 구글포토 서비스는 용량의 압박, 직관적UI, 적극적인 컨텐츠 재가공 assist 등 기존에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들을 잘 보완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일반적인 개인 기록물 중 하나인 사진에 대해서도 구글이 강력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승부를 걸어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1)용량 사실상 무제한.

1600만 화소 이내의 사진들은 아무리 많은 사진을 저장하더라도 무제한 용량을 제공한다. 그 용량 이상 넘어가는 사진들은 원본을 저장할 경우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을 sharing하거나, 아니면 1600만 화소 정도의 사진으로 리사이징해서 자동 저장하도록 옵션 선택을 할 수 있다. 사실, 폰이나 디카로 찍는 웬만한 사진은 1600만 화소(해상도 기준 4000*4000)를 넘기 힘들다. 따라서 사실상 무제한으로 봐도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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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포토 백업 프로그램 설정 화면

2)업로드 편리.

쉽다. 스마트폰, 태블릿으로는 어플을 다운받고, pc로는 웹에서 클라이언트 다운 받아서 설치하면 해당 디바이스에 있는 사진, 동영상을 구글 포토 계정 하나로 모으기 시작한다. 업로드 하는 동안 난 굳이 신경안쓰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한꺼번에 사진을 많이 백업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업로드 실패한 사진 파일들이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도 문제가 안되는게 1차로 업로드가 다 되고 나면, 실패한 파일들 목록이 뜨는데 간단하게 retry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다시 올린다. 결국 큰 어려움 없이 다 올릴 수 있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건 중복사진을 알아서 날려준다는 점이다. 실험을 해보려고 같은 사진을 이름만 달리해서 올려보았다. 역시…중복이 된다고 판단했는지 알아서 삭제해주는 센스. 소름이 동시에 돋았다.

3)강력한 sorting 능력

저장된 사진과 영상들은 알아서 범주화 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날짜, 장소(?) 정도로 카테고리를 짜는 것과 달리, 구글포토는 사진을 통째로 인식하고 분석해 시간 장소는 물론이요, 인물(누가누군지 알아보고), 요리(음식은 따로 분류), 심지어 애완동물은 종류별로 나눠주는 센스를 자랑한다. 그전엔 내가 일일이 폴더 만들어, 날짜 쳐넣어, 그안에 사진 우르르 집어넣어 했었는데, 이런 노가다 삽질이 이젠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4)Assistant

이게 바로 머신러닝인가 생각이 든다. 구글 AI가 내 사진들에 접근해 알아서 GIF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추억돋는 동영상을 제작해주며, 여러 비슷한 사진들을 자르고 붙여서 근사한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준다. 거의 2만장 가까운 사진을 업로드 했는데, 지금도 계속 assistant가 내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볼 수 있을지 연구하고 가공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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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포토 assistant가 만들어준 움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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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ssistant 가 비슷한 배경사진 여러 장을 자동으로 이어붙여서 만든 파노라마 사진

 

한마디로 굉장히 신기하다. 기계로 하여금 알아서 학습하게 하고 연구해서 결과를 내놓도록 하는 것. 구글 포토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사진과 동영상을 더 재미있게 가공하고 합성하도록 강력하게 구현되어 있었다. 단조로운 패턴의 사진들과 군더더기 많은 동영상들 속에서 컨텐츠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구글포토를 쓰면서 그동안 큰일도 아니면서 은근히 나를 신경쓰이게 했던 사진 관리에 대한 고민들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난 구글 포토를 내가 가진 모든 IT디바이스에 깔아놓았다. 사진은 이제 한곳에 모이게 될 것이고, 내가 가진 rawdata를 기반으로 알아서 편집된 재밌는 컨텐츠들을 인스타나 페북에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카오택시 블랙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

카카오택시 블랙 관련, 아침에 뉴스를 읽으면서 약간 낯뜨거움과 머리를 갸웃하게 만드는 그런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서비스 내용은 대략 8천원 기본료에 고도로 숙련된 리무진 기사가 고도로 잘 닦여 반들반들한 검은색(!) 고급세단과 함께 나타나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일게다.

그런데 왜! 이름이 카카오택시 블랙! 인건지.. 이미 한국에서 서비스 개시했다가 개꼰대의 개진상을 제대로 맛보고 철수했던 우버의 서비스 이름이 블랙 아니던가. 아니 하고 많은 색깔중에 하필 블랙일까 싶었다. 차가 다 검은색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우리가 우버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심오한 뜻이 담겼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볼때 굉장히 낡고 불공평한 현행 택시사업법, 그리고 기득권 유지에 온 힘을 다하는 택시조합, 그리고 그 표심을 심히 지키고 싶은 정치인들의 십자포화에 범법자로 낙인찍힌 우버에 대한 통렬한 조롱일까. (헤헤 너는 못했지 나는 해냈어)

카카오는 머 그런 거지같은 상황에서 최대한 머리 잘 쓴 것 같다. 글로벌하게도 운송 문화의 대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현행법률 지켜가며, 수많은 한국의 꼰대 관계자들 납득시켜가며 만들어낸 모델일테니(그 양반들 택시나 타봤으려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게 내 눈에는 그냥 쥐어짜낸 혁신적 코스프레 모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카카오한테는 서운하겠지만, 이게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먹힐 모델일까에 대한 의심이 너무 많이 드는 거다. 한마디로. 이건 뭐 그냥 모범택시자나..그냥 카카오 모범 이라고 하지.

카카오 모범택시랑 경쟁 안한다 – 이데일리 (과연 모범택시조합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난 솔직히 그 모태가 되는 카카오택시부터 비판하고 싶다. 이미 “공인된 택시기사” 들로 공급자(드라이버) 풀을 한정시킨 기형적인 상황에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서울 시내에 혼자 탄 차들이 그렇게 많건만, 결국엔 택시 미터기 있는 차들만 인정한 셈이다. 현행법이 그러하니 어쩌겠어 따라야지 그럼 어기냐 라는 반문 충분히 가능하겠으나, 우버가 추구하는 “누구든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는 간단한 전제를 미리내다보고 법조항에 넣어놓은 나라가 전 세계에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묻고싶다. 다들 첨 나왔을때는 이게 뭐야 내 밥그릇 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은 받아들여 내재화 했고, 우리는 기존의 법체계를 수성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세력에 철퇴를 가했을 뿐이다.

승객입장에서 카카오택시의 효익은 “콜택시비용 안내는 콜택시”, “내가 이동하는 택시가 추적이 되니 약간 안심됨”, “택시잡느라 개고생안해도됨”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고, 반대로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빈 차로 기름쓰는 거리가 감소”, “다른 택시랑 손님두고 싸움”, “쓸데없이 줄 안서도 됨” 등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결제는…여전히 그 카오디오같이 생긴 미터기에 갇혀있다. 그걸 카카오가 가져오지 못한다면, 카카오택시는 말 그대로 콜앱 정도에 불과하지 않겠나 싶다. 광고 깔아서 돈번다고 하면 진짜…답안나오는 얘기일 것이다. 업데이트를 못했지만, 카카오택시로 돈번다는 소리는 아직 못들어봤다. 물론, 우버도 돈 못번다. ㅋ 근데 핵심은 그게 아니지.

택시는 이미 상시 상업용으로 길거리를 뛰는 이상,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그 이상을 기본적으로 청구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즉, 택시 회사의 고정비까지 내가 내는 택시비에 일부 녹아 있다고 본다. 그래야 택시 회사 사무실도 돌아가고, 세금도 내고, 직원들 월급도 줄 수 있겠지. (버스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이겠으나, 버스비 자체가 택시비와는 비교도 안되게 저렴하고, 버스는 오히려 지하철에 가깝게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띄고 있으므로 논외로 하고자 한다.)

내가 여기서 이용하는 우버는 그런 맥락에서 자유롭다. 즉, 소비자(승객)과 공급자(드라이버)간에 끼어있는 이해관계자들이 택시회사대비 현저하게 적다. 미국을 예를 들자. 그 큰 나라에서 거의 전역에서 서비스를 하지만, 지역마다 개라지도 없고, 소속 드라이버도 없고, 심지어 차도 없다. 즉 운영비용 및 고정비가 시스템안에서 알아서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택시비에 그러한 추가적인 비용을 청구당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비용도 소비자가 이동한 만큼, GPS로 쫒아다니면서 실시간 추적을 해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 청구되는 것이다. 물론 우버가 여기서 일부 떼먹겠지만, 어쨌든 원타임 운행으로도 충분히 드라이버는 손에 cash를 쥘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충분하고, 별점을 높게 유지해야 성사가 잘되는 알고리즘 안에서 열심히 그다음 그다음 운행을 위해서 뛰게 되는 것이다. 손님은 싸고 편하고 납득할 수 있는 쉬운 시스템을 내 모바일 폰에서 실행할 수 있고, 드라이버는 수수료를 우버에게 주더라도 내가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강력한 motivation이 이 서비스의 핵심 선순환 요소가 아닌가 싶다.

반면 카카오택시(일반택시)를 들여다보자. 택시기사는 카톡 택시를 열심히 쓰더라도 여전히 택시회사에 사납금을 내고 월급을 받는다. 승객들도 카톡택시 쓰기 편리하다고 하지만 그 뿐이다. 결제가 기존 시스템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월급”받는 택시 기사들은 승객하나하나의 운행에 그닥 신경 쓰지 않고, 설령 차가 냄새가 난다거나 본인이 길 운행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다. 승객들은 그런 일부 택시기사들의 안일한 태도가 열받는거고. 그래서 택시기사들은 쌔빠지게 일해도 월급이 적어서 불만이고, 승객들은 서비스 개선을 했다는데 과연 어디서 했다는거지 라는 불만이 계속 나오는게 아닐까.

택시회사도 먹고 살아야 하고, 기존 법체계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겉으로는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이런 기존의 물고 물렸던 안일하고 불편한 체제에 대해서 과감한 변화를 일으킬 용기조차 없다면, 그건 그냥 코스프레지 진정한 혁신이 아니라고 본다. 미국에서 스타트업이 이렇게 저렇게 한다더라 얘기는 많고 심지어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미국의 핫한 트렌드나 아이디어가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시기도 훨씬 빨라졌다. 하지만, 그냥 막무가내로 따라하고 이름 똑같게 한다고,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안되듯이, 뭐가 그 핵심적 선순환 요소를 만들어내고 소비자랑 공급자의 유기적 결합의 원천인지 파악 못하면 몇년 못가서 그냥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음악 산업 – 대세는 스트리밍

나는 음악을 그렇게까지 즐겨 듣는 편은 아니지만, 산업의 변화에는 관심이 많다. 특히 음악 산업의 경우에는 최근 몇년 동안의 변화가 굉장히 다이나믹했고, 이제는 대세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 가는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가 학생이었던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무형의 컨텐츠인 음악은 씨디나 테이프 혹은 LP의 형태로 판매되어 왔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씨디나 테잎같은 기존의 유형적 형태에서 탈피해 무형의 컨텐츠의 성격에 맞는 형태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그게 ‘디지털 음원’인 것이다.

음원이라는 것이 처음 음반 시장에 소개 되었을 때, 국내 음반 시장은 정말 빠르게 망가져 갔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넷 속도의 혁신으로 이러한 음원파일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가수들의 아날로그 감성이 빠르고 편리하게 디지털라이징 되어 갔던 것과는 달리 관련법의 부재와 소비자들의 음원에 대한 가치부여 결여가 만나 광범위하게 음원의 불법 다운로드 및 유통이 일상화 되어 갔다.

사실 그 주범은 소리바다였고, 그 행동대장격인 아이리버 플레이어가 그러한 판을 키웠다고 하겠지만, 오히려 이들은 역설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낸 주역들이라고 본다. 오히려 적절하고 빠른 관련법 제정과 제도를 적시에 확립하지 못한 그 당시 관련 부처의 꼰대들의 안일함이 더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몇년의 진통 끝에 법도 생겨났고, 제도도 확립되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의 음원은 유료라는 인식도 마침내 자리잡았다. 이제 씨디와 테잎은 LP가 그랬던 것 처럼 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디지털 음원은 전세계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형의 매체로서 자리를 잡았다.

음원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 업/다운로드 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속도가 발달과 정비례하는 만큼 그것조차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 현재 상황이다. 즉, 다운로드해서 단말기에 넣고 업데이트 하고 다시 또 찾고 하는 행태조차 불편해진 것이다. 그냥 클릭하고, 바로 듣는 이른바 스트리밍의 시대가 온 것이다.

미국의 음원 시장은 7조원 가량 된다고 한다. 그중에 40% 이상이 아이튠스로 수년간 지배적 위치를 차지해 왔지만, 최근들어서 그 점유율은 계속 스트리밍에 빼앗기고 있다고 한다. 스트리밍 점유율은 10% 정도의 점유율에서 수년간 계속 상승 중이다. 즉, 아이튠스의 다운로드 베이스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용자들이 스트리밍으로 계속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상장도 하지 않은 스웨덴의 음원 스트리밍 기업 스포트파이가 2조원의 가치를 인정 받고 있고, 한국의 음원 유통업체 로엔의 주가도 어느덧 리레이팅되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간편한 삶의 가치는 이에 적응한 기업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것 같다.

스트리밍은 몇년 내로 다운로드 시기를 유물화 시켜버릴 또다른 골리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는 어떤 새로운 기술과 매체로 음악산업이 발달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