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자산 관리, 이제는 온라인으로

이곳 미국에서도 회사원들은 유리 지갑이다. 미국은 주마다 혹은 도시마다 세율이 다르지만, 결국 회사 자체의 연봉 책정 구조가 그 도시의 세율과 물가를 고려해 책정 되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그 정도가 엄청난 것 같지는 않다. 여기 뉴욕은 40%+ ~에 이르는 가혹한 세율 (종류도 참 다양하기도 하지)의 산을 넘느라 굉장히 줄어든 내 세후 소득을 확인하는 것도 잠시.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세 혹은 이자(집이 있다면! 부럽!) 포함한 각종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실제 저축 혹은 투자를 위한 Residual Income은 그다지 많은 금액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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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금은 대체 어디에 쓰이는가. 오늘도 여전히 궁금하다. source: https://battleforliberty.com

하지만 단 100 ~ 1,000달러 정도의 소액이라고 할지라도, Residual Income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귀찮고 잘 모른다는 이유로 이자 따위 없는 은행 checking account (한국으로 치면 월급통장 혹은 자유예금통장) 에 넣어두거나 혹은 좀 더 투자에 대한 mind가 조금 더 있는 사람은 Savings account (한국의 자유저축계좌와 비슷)에 넣어놓고 아주 낮은 이자를 받으면서 재테크를 한다고 뿌듯해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도 물론 많을 것이다. 내 주변만 하더라도 유학 시절 내 주변 지인들은 학생 신분이라 수입이 일정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펀드에 투자한다거나, 혹은 Stock Investment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렇듯 잉여소득 (Residual Income)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단순히 방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잉여 소득은 커녕 카드와 할부의 노예가 된 자들도 있다. 또 적극적으로 위험을 안고 불리려는 사람들이 있고, 반면 원금 손실의 위험을 극도로 혐오하는 부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개개인의 자산과 소득, 그리고 이들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자산 관리(Wealth Management)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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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성향과 자산에 대한 분석, 포괄적인 조언과 관리가 자산 관리의 주된 목표이다. Source: ISTOCK

미국에서 이러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은 정말 다양하고 많다. Bank of America, Citi 와 같은 전통적 상업은행을 비롯, JPMorgan, Morgan Stanley 와 같은 IB, New York Life, Prudential, AIG 같은 보험사, Fidelity와 같은 자산 운용사, 혹은 Brown Brothers Harriman과 같은 자산관리 전문 회사 등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자산 관리(Wealth Management)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었다. 일단 기준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고, 소위 Private Banker들이 받아가는 수수료 또한 높았기 때문에, 수백만 달러 이상의 고액 자산가를 위한 서비스를 Targeting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일 수도 있다.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것은 아니지만, 주로 쓰는 자산 관리 전략은 다양한 자산군 (주식, 채권, 부동산, 보험, 기부, 세금 등)에 전략적으로 자산을 배분함으로써 위험 관리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미국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그런지, 이러한 회사들은 그들의 우량 고객들을 위해 미술품 콜렉션 디렉팅 및 미술품 투자 상담까지 전문적으로 해주는 꼼꼼함까지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각자 본업의 기능을 살린 자산 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우량 고객들을 유치 하기 위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왔다. 성장을 위한 대중화를 통해 문턱은 많이 낮췄다고 하지만,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 평균 수준의 월급쟁이들에게 자산 관리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어필하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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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잔고의 가벼움. 그래서 PB가 부담스러운 역설. Source: 한국경제

하지만 최근 온라인 자산관리 업체들의 등장과 이들의 공격적 성장을 통해 기존에 굳어져 있던 자산 관리 서비스의 전통적 틀이 깨지고 있다. 고액 자산가 – 오프라인 대면 접촉 – 고급화 – 높은 수수료로 이어지는 전통적 컨셉 뿐만 아니라 온라인 자산관리의 푼돈 – 온라인 비대면 – 대중화 – 낮은 수수료의 새로운 컨셉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온라인 자산관리의 대표적 업체들로는 Betterment, Wealthfront, Acorn 등이 대표적일 것 같다. Betterment, Wealthfront 의 기본적인 전략은 자산 배분 방식으로 오프라인 서비스와 비슷해 보인다. 즉, 개인별 자산 현황, 소득 상태, 위험 회피 성향, 요구 수익률 등을 종합해서 비슷한 고객군들끼리 묶고, 해당되는 군에 최적화된 자산 비율과 위험 관리 모델을 적용해서 꾸준한 수익을 내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Acorn은 좀 더 독특한 모델인데, 식당이나 물건을 사고 남은 돈을 투자금으로 쓰는 재미있는 컨셉을 갖고 있다. 뭐..우리말로 Acorn이 도토리인것 처럼..(그러고보니 싸이월드에도 도토리가 있었구나) 예컨대 점심값으로 $8.33을 결제했다면, 무조건 올림을 해서 나오는 $0.67 을 투자금으로 활용토록 하는 것이다. 십시일반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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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름돈으로 투자하는 신박한 컨셉의 Acorns. 도토리 만세. Source: Acorns.com

이들 업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온라인” 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비용문제를 확 떨어트려 누구나 소액을 가지고 자산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기존의 오프라인 자산 관리 서비스 회사들이 수익 구조와 퀄리티의 악화를 우려하며 등한시 했던 우리 월급쟁이들도 자산 관리의 혜택을 부담 없는 가격에 신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도 더 이상 소액을 들고 쭈뼛쭈뼛 부담스런 은행 직원 앞에 가서 쫄보가 되는 일 없이 편하고 자신 있게 내 맘대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한층 긍정적이다.

미국은 금리가 워낙 낮아서 은행 예금이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따라서 전문적 위탁 운용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고 꾸준한 관리만으로도 적절한 위험 관리와 함께 수익을 볼 수 있다. 수수료 부분도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도 덜하다. 소액으로도 혹은 충분치 않은 금융 관련 지식으로도 충분히 이러한 효과적인 자산관리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온라인 자산 관리 시장은 틈새시장으로 시작했으나 개인적인 예상으로 굉장한 성장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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